탁류 촬영지, 등장인물, 몇부작

10월 09, 2025

탁류 촬영지, 등장인물, 몇부작

2025년 하반기 공개된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사극 탁류는 ‘정통 사극의 부활’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방영 직후부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천성일 작가와 추창민 감독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지 않으면서도 드라마적 상상력을 가미해 깊은 서사를 완성했습니다.

탁류는 격동의 조선 후기, 강과 인간의 운명이 교차하는 마포 나루터를 중심으로 권력, 생존, 우정, 사랑이 뒤엉킨 인간 군상을 그려냅니다. 특히 이 드라마는 전국 각지의 아름다운 전통 촬영지에서 촬영되었기 때문에, 단순히 이야기를 보는 즐거움뿐 아니라 ‘조선의 풍경’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드라마의 핵심 배경인 탁류 촬영지, 그리고 서사를 이끌어가는 주요 등장인물, 그리고 몇부작 구성까지 차근히 살펴보겠습니다.

탁류 촬영지 — 정통 사극의 공간적 완성

탁류의 가장 큰 강점은 현실감 넘치는 로케이션 촬영입니다. 스튜디오 세트에만 의존하지 않고, 전국의 전통 마을과 고택, 성곽, 사찰 등에서 직접 촬영하여 조선 후기의 삶과 풍경을 고스란히 재현했습니다.

안동호 해상 촬영세트장 - 나루터의 중심 무대

탁류의 상징적인 공간은 단연 마포 나루터 세트장입니다. 이 장면의 대부분은 경북 안동호 해상 촬영세트장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푸른 물 위에 떠 있는 배들과 나루터 목조건물, 포구의 활기찬 장면들은 모두 이곳에서 촬영되었으며, 실제 강바람과 수면 반사광 덕분에 CG 없이도 영화적 질감이 살아 있습니다.

안동호 해상세트장은 이전에도 불멸의 이순신, 환혼, 이산, 미인도, 군도, 구르미 그린 달빛 등 여러 사극의 명장면이 탄생한 곳으로 유명합니다.

드라마 탁류에서는 왈패 무리가 세력을 펼치는 강변의 본거지이자, 시율(로운)과 정천(박서함)의 갈등이 폭발하는 상징적 공간으로 등장합니다.

문경새재 오픈세트장 - 운명적 재회와 무과시험 장면

경북 문경시 문경읍 새재로 1037, 문경새재 가은세트장은 탁류에서 가장 감정적인 장면이 촬영된 곳입니다.

정천이 종사관으로 부임한 후 시율을 처음 마주하는 장면, 무과 시험 장면, 그리고 어린 시절의 회상 신 등 핵심 서사가 이곳에서 펼쳐집니다. 전통 한옥과 초가, 산세가 어우러진 이곳은 사극의 공간미를 가장 잘 표현하는 세트장 중 하나로, 드라마적 긴장감과 정서를 동시에 전달합니다.

안동 이상루 - 포도청과 권력의 공간

경북 안동시 서후면 풍산태사로 3193-6에 위치한 이상루는 탁류에서 포도청 종사관 이돌개(최귀화)가 등장하는 장소입니다.

이돌개가 부하들과 바둑을 두며 권모술수를 꾸미는 장면은 이 고택의 중정과 사랑채에서 촬영되었습니다. 이상루는 조선 후기 양반가의 격식 있는 건축 양식이 그대로 남아 있어, 권력의 상징이자 냉혹한 현실을 드러내는 공간으로 활용되었습니다.

또한 드라마 광해, 해치, 비밀의 문 등의 촬영지로도 사용되었습니다.

함양 일두고택 - 최은의 집

경남 함양군 지곡면 개평길 50-13에 위치한 일두고택은 최은(신예은)이 사는 집으로 등장합니다. 한양 상단의 딸이자 상단을 운영하는 그녀의 신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부드러운 곡선의 기와와 고택의 단정한 구조가 그녀의 내면적인 강단을 표현합니다.

함양의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촬영된 이 장면들은 상단의 내부 회의, 거래 장면 등에서 자주 등장합니다.

청주 상당산성 - 격전의 무대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담·명암·산성동 일대의 청주 상당산성은 드라마의 전투 장면과 병사들의 훈련 장면에 사용되었습니다.

탁류 속 상당산성은 마치 만리장성을 연상시키는 장대한 성벽과 봉우리로, 시율과 정천의 과거를 보여주는 회상 장면의 배경으로도 쓰입니다. 사극에서 보기 드문 스케일의 실경 장면이 이곳에서 완성되었습니다.

문경 김룡사(김용사) - 신념의 공간

경북 문경시 산북면 김용길 372에 위치한 김룡사는 드라마 속에서 관원들이 의지를 다지는 장면이나, 정천이 자신을 되돌아보는 묵상의 공간으로 활용되었습니다. 울창한 숲과 고찰의 정취가 맞물려 극의 철학적 깊이를 더했습니다.

설매재 자연휴양림 - 숲과 추격의 장면

경기 양평군 옥천면 용천로 510에 위치한 설매재 자연휴양림은 탁류의 액션 시퀀스가 펼쳐지는 곳입니다. 산속 추격 장면, 포도청 관리들의 잠복 장면 등이 실제 숲속에서 촬영되어 리얼리티를 극대화했습니다. 설매재는 영화 관상에서도 주요 배경으로 사용된 곳으로, 영화적 카메라워크가 가능해 감독이 특별히 선택한 장소라고 전해집니다.

용인 대장금파크, 용인민속촌 - 조선의 생활상 재현

탁류의 다양한 일상 장면, 장터, 시장, 포도청 내부, 상단 창고 등의 세부 공간은 용인 대장금파크와 용인민속촌에서 촬영되었습니다.

특히 상인들의 거래와 백성들의 일상 풍경은 조선 후기 상업사회의 활력을 보여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남양주 운당 세트장 - 서사의 집결지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북한강로 855번길 138에 위치한 남양주 종합촬영소 전통한옥 세트장은 드라마 후반부에 등장하는 중요한 회의와 대면 장면이 촬영된 곳입니다.

남양주 운당 세트장은 규모가 커서 인물 간의 권력 대립과 정치적 음모를 드러내는 공간적 긴장감이 탁월합니다.

그 외 주요 촬영지 목록

영주 선비촌 – 유생들의 배경 장면
고모산성 – 전략적 이동로와 전투 신
부여 서동요 세트장 – 왕궁의 회의 장면
담양 존현각 세트장 – 외교 사절단 장면
이천 무대마당 스튜디오 – 실내 세트 및 인물 클로즈업

이처럼 탁류는 단일 세트에 머무르지 않고 전국 10여 개 지역을 오가며 촬영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배경 묘사를 넘어, 조선 후기의 사회 구조와 지리적 다양성을 시청각적으로 구현하려는 제작진의 노력이기도 합니다.
탁류의 배경은 단순한 무대가 아니라 이야기 그 자체의 한 축으로 작용합니다.

탁류 등장인물 — 인간의 욕망과 신념의 교차점

탁류는 주인공 세 인물을 중심으로 인간의 선택과 갈등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장시율(로운)
과거를 숨기고 마포나루 왈패 무리에 몸을 담은 사내. 어릴 적 친구 정천과의 인연이 있지만, 생존을 위해 어두운 길을 걷습니다. 내면의 고뇌와 정의감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인물입니다.
최은(신예은)
한양 상단의 주인이자 상단을 이끄는 재력가. 뛰어난 상재와 냉철한 판단력을 지닌 인물로, 부패한 세상 속에서도 자신의 정의를 관철합니다.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독립적인 여성상으로 그려지며, 시대를 앞선 상징성을 지닙니다.
정천(박서함)
부정부패를 척결하려는 포도청 관리. 청렴하고 강직하지만, 친구 시율과의 과거 인연 때문에 끊임없는 내적 갈등에 시달립니다.
무덕(박지환)
욕망과 권모술수를 통해 권력을 탐하는 인물. 시대의 혼탁함을 상징하는 존재입니다.
이돌개(최귀화)
포도청 종사관으로 등장하며, 냉혹한 권력 구조 속 현실의 얼굴을 보여줍니다.

이 외에도 상단을 이끄는 최정엽(유성주), 상단 행수 강행수(전배수), 마포 왈패 무리의 왕해(김동원), 덕개(최영우) 등이 등장해 서사의 밀도를 더합니다.

탁류 몇부작 — 짧고 강렬한 9부작

탁류는 총 9부작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OTT 특유의 압축된 전개 속에서 매회 극적 전환이 이루어지며, 시청자에게 긴장감을 유지시킵니다.
1화에서는 마포나루의 혼탁한 현실이, 3화에서는 시율과 정천의 과거가, 마지막 회에서는 인간의 선택과 정의의 본질이 드러납니다.

결론

드라마 탁류는 단순한 사극을 넘어선 ‘공간의 예술’이라 불릴 만한 작품입니다. 안동호의 물결, 문경새재의 고즈넉한 산길, 함양 고택의 정숙한 아름다움이 결합되어 시청자에게 한 폭의 조선풍 회화를 보는 듯한 감동을 줍니다.

정천과 시율, 최은의 엇갈린 운명은 결국 ‘탁류’라는 제목처럼, 맑음과 흐림, 정의와 타락의 경계선을 상징합니다.

그 서사를 완성시킨 것은 다름 아닌 전국의 촬영지들이었습니다. 탁류는 시대극의 미학을 다시 한 번 증명한 작품이며, 한국 사극의 새로운 표준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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